이 집은 계절노동자를 위한 숙소로, 낯선 곳에서 다른 낯선 이들과 살아갈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적당히 닫혀있고 아늑한 공간을 모두가 가질 수 있었으면 했습니다. 지침상으로 공간을 두 개로 나눠 층별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공평하게 나누는 느낌이 아니어서, 최대한 공평하게 나눈다고 생각해서 반으로 나눴습니다. 자세한 얘기는 다이어그램으로 대체합니다.
학교를 철거하고 새로 짓는 집입니다. 정남향 배치의 강한 의지, 운동장과 건물 사이에 커다란 나무와 높이차처럼 학교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 새로운 집에도 도움이 되서 그대로 승계하는게 계획의 시작이었습니다.
층별로 공간을 나누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성격이 다른 마당들 덕분에 입구부터 방까지 동선과 경험이 단조롭지 않게 다닐만 할 것 같습니다.
부모님은 현역 농업인으로, 과수원을 하고 계십니다. 이 프로젝트의 공간구성과 형상은 지침과 맥락을 바탕으로 하지만, 세세한 것들은 과수원집 자식으로서 어머니가 싫어하는 것들을 피한 결과에요. 밖에서 혹은 밭에서 묻힌 먼지를 방으로 가져오지 말라는 말을 어릴 때부터 들어서, 밖에서 방까지 가는 길에 여러 번 씻을 수 있는 공간을 두었습니다. 버퍼가 많을수록 방까지 따라오는 먼지는 적어집니다. 출입구 밖 개수대와 의자에선 큰 먼지를 털거나 신발을 씻을 수 있습니다. 로비는 늘 먼지가 많을 것이고 크게 열어 청소와 환기에 유용하도록 별도의 방풍실없이 로비 전체를 방풍구조로 구성했습니다.